겨울 저수지 바람도 쉬어가려는 듯 잠든 나목과 수중갈대를 깨우는 곳. 얼음이 덮여있는 수면 위로 바람이 내려앉는다. 저수지 뭍을 밟으니 발밑에서 부서지는 얼음장 소리. 얼음이 사라진 수면은 생선 비늘같이 반짝거리고, 저만치 마을 어귀에는 희미한 겨울이 누워있다. photolog 2025.02.03
4월의 꽃, 목련 앞에서 주말을 맞아서 자유공원을 찾았다. 4월의 첫째 주, 이른 아침을 틈타 산책을 하며 벚꽃 구경도 겸할 겸 공원에 올랐다. 화창한 날씨는 아니었지만 봄의 기운만큼은 확실했던 날이어서 발걸음이 가벼웠다. 주말을 맞아 주차 전쟁이 예상되어지는 시간, 겨우 한 자리를 차지하고 차에서 내리는데 맞은편 건물과 건물 사이의 나 홀로 목련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크지 않은 흰색 건물 사이에서 하얀 목련잎이 바람에 뚝뚝 떨어지는 순간이 나에게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곧 바로 핸드폰을 꺼내 들고 순간을 동영상으로 담고 싶었다. 그러던 찰나, 검은색 SUV 한 대가 나무 밑에 주차를 해버린다. 바닥에 떨어 진 목련잎은 무자비하게 밟히고 내가 그렸던 이미지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허탈했다. 그래서 아쉬움에 남긴.. photolog 2024.04.07
봄이 오는 소리 _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 매화 #매화꽃 동네 산책로 주변의 매화나무에서 꽃망울이 팝콘 터지 듯 꽃을 피우고 있다. 아직은 일부의 나무에서 시작되어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데 계절의 오고 감에 민감한 나이여서 일까 나의 시선에 가득 들어온 매화꽃,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가지...봄이 움직이고 있구나"하는 시인 이해인님의 글을 빌리고 싶다. 오매불망 계절을 기다려 온 매화가 봄을 터트리는 순간이기에... photolog 2024.03.23
봄이 움트는 김제평야에서 삼월의 첫째 주 주말, 아직은 차가운 공기와 바람이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오전 산책길의 드넓은 대지에서 슬금슬금 봄이 묻어 나옴을 느낄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농로길에 서서 짙푸른 하늘과 녹색의 보리밭이 이분할 된 자연을 바라보고 있으니 어린 시절 말로만 듣던 김제평야를 실감하게 한다. 보리밭에서 피어오르는 대지의 냄새, 지난 농번기에서 묻어 난 트랙터의 바퀴자국들이 농수로를 따라 걷는 내내 나의 걸음을 가볍게 한다. 고독하리만치 고요한 대지의 기운은 분명, 봄이 피어오르는 소리이다. photolog 2024.03.05
어떤 끌림 2024년 2월 8일 잿빛 하늘, 구름 가득한 세상 아래에서 걷는 걸음들, 스쳐 지나가는 사람과 사물을 무심한 듯 눈에 담으려니 걸음을 멈추게 하는 끌림. 회색빛 노출 콘크리트와 자연이 하나 되는 경계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서있다. photolog 2024.02.08
김밥 선물 2024년 2월 7일 나이 들어가니 매년 돌아오는 생일도 부담스러워진다. 하지만 이런 작은 정성과 마음에 가슴 따스해지는 건 사실이다. photolog 2024.02.08
희망이라는 해돋이 겨울 해변에 해돋이가 시작되고 있다. 계절을 아랑곳하지 않는 서퍼들이 쉼표를 찍고 있는 해변에 이렇게 희망이라는 해가 뜨니 반대편에서 절망이라는 달이 지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오롯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나 보다. photolog 2024.01.31
처마 밑 풍경 짙푸른 하늘 한낮의 햇볕에 처마 밑 투명한 몸뚱이들이 몸을 사리는 소리들. 무심한 듯 바람과 햇살에 다져진 시래기는 바삭거리고 인적 끊긴 시골집의 처마 밑은 고요하고 정겹다. photolog 2023.12.31
겨울철 대표간식_어묵탕 겨울철 대표간식, 겨울을 위해 태어 난 음식, 서민들의 소울푸드. 어떤 수식어로도 과다하지 않은 음식, 어묵탕. 동짓날도 지나고 벌써 한겨울에 접어든 날씨, 고된 현장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아내의 솜씨로 순식간에 차려진 간식. 비주얼 만으로도 뜨끈하고 시원함이 느껴지는 어묵탕. 지금부터 내가 할 수 있는 건 게걸스럽게 먹어 주는 일. 빠질 수 없는 청하 한 잔과 함께^^ photolog 2023.12.28
한 해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연말이 되면 아쉬움이 많아진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개성껏 지인들과의 모임이나 가족과의 짧은 여행 등 허전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받기 위해 일몰, 일출 명소를 찾아서 가는 해, 오는 해를 맞으며 후회 아닌 후회도 해보고 소원도 빌어본다. 그러나 정작 잡고 싶은 '시간' 만큼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우리의 현재는 곧 과거가 되고 우리의 내일은 곧 현재가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우리는 안타깝게도 한 해의 끝자락을 잡고 싶은 것이다. photolog 2023.12.25